열린마당
[기도요청] 김현주 선교사가 그의 동반자 故김종우 선교사(남아공)에게 보내는 편지
 하늘에 부치는 글
 2018-04-02 12:05:46  |   조회: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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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항상 고민이 있었습니다.
땡볕에 그을려 얼굴이 현지인처럼 거메져도, 김치찌개보다 현지음식을 더 좋아했어도.
그는 늘 어떻게 하면 진정한 남아공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소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많은 현지인들이 그에게 대답해주었습니다.
당신이 여기서 죽은 후에 우리 땅에 묻히면 남아공 사람이 되는 거라고요.
그는 마침내 그가 소원했던 남아공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우리에게 자기가 힘껏 쥐었던 바통을 넘겨주었습니다.
바통을 받는 순간 그것이 플라스틱으로 된 가벼운 것이 아니었음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17년 동안 이 땅을 사랑했기에 그는 바통을 놓지 못했습니다.
때론 천천히, 때론 빨리, 때론 무식하게, 그렇게 달렸습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바통을 쥐고 달렸습니다.
옆에서 그와 함께 달리면서 그는 늘 이야기 했습니다.
“잘 버텨보자. 버텨보자.”
예수님께서 끝까지 인내하셨던 것처럼 우리는 잘 버텨보기라도 하자고요.

그는 허허벌판에 서서 제게 눈을 감으라고 말했습니다.
눈을 뜨면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이 다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땅의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과 이 땅의 아이들이 찬양하는 모습.
이 땅의 가정들이 회복되는 모습과 이 땅의 교회들이 연합하는 모습.
이 모든것이 다 보인다고 늘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늘 눈을 감고 살자고 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오려면 큰 산을 넘어야만 합니다.
어느 날인가 그는 운전을 하며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는 대답했습니다.
“저 산 너머에는, 저 산을 이미 넘은 우리가 있다.”
한발 한발 다시 산을 넘겠습니다.
그가 나에게 준 바통을 가지고 말입니다.

저에게 온 바통에서 그의 땀 냄새가 흠뻑 배어 있습니다.
그 땀 냄새는 쉬이 없어질 것 같진 않습니다.
제가 쥐고 달릴 그 바통은,
그가 쥐고 달린 것보다 가벼울지, 무거울지 저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그저 그가 나에게 남겨두고 간 나머지 경주를 힘을 다해 달리겠습니다.
아마 그처럼 빨리 달리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보다 더 빨리 달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그의 손에 있었던 하나님의 꿈.
마지막 순간까지 손으로 고등학교 건물을 그려가며 흐뭇해했던 그의 미소.
그 꿈들로 인해 현재의 어려움을 웃음으로 견디었던 그의 모습.
항상 웃고 있었던 그 웃음 속에는 소망이 가득했습니다.

쉬지 않고 뛰었던 그의 경주는 이제 끝이 났습니다.
그는 이제 모든 일에서 자유 해졌습니다.
누군가는 말하더군요.
“선교사는 삽질하는 사람도 아니고, 배관을 고치는 사람도 아니고, 페인트를 칠하는 사람도 아니고 설교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현지인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함께 삽질을 하며, 페인트를 칠하고, 현지인들과 친구가 됐으며, 교사가 되었습니다.

3000개나 되는 못을 박은 후 수저도 들지 못할 정도로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이렇게라도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눌 사랑이 부족하니 그저 그 자신의 땀이라도 주고 싶어 했습니다.

이제 그는 모든 일에서 자유 해졌습니다.
비전을 나누며 후원자들을 일으킬 일도, 미련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누군가들의 시선에서도
그는 자유 합니다.
잘한다고 말해주는 모든 격려로부터도 완전 자유 해졌습니다.
하나님을 섬기고 이들을 섬기고 하는 모든 일에서 자유 해졌습니다.
그저 그는 이제 하나님과 향기 좋은 커피를 마시며 놀기만하면 되겠지요.

몇 년 전, "왜"라는 질문을 하나님께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심했었습니다.
몇 년 동안 하나님과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요새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왜요, 왜요..."
대답은 없으십니다.
아니 이미 대답을 하셨는데 제가 듣지 못했겠죠.
그러나 그 분의 신실하심을 가슴에 담고
다시 이 땅의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안고 있습니다.
“땅 끝에서 주님을 뵈오리, 주께 드릴 열매 가득안고”
아프리카 최남단 땅 끝 바닷가에 그를 뿌렸습니다.
우리가 늘 그 땅 끝에서 불렀던 찬송을 부르며 그를 하나님께 양보 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한 줌을 뿌리는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주께 드릴 열매는 그가 사랑했던 남아공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사랑한 바로 종우였다고요.
그리고 한 음성 더 “참으로 애썼다 내 아들 종우야”라고요.
그가 정말 눈물나게 그립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저희 경주가 끝나면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고 힘을 내어봅니다.

 

기도 요청드립니다.
1. 저와 자녀(유빈, 담희)들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며 나가도록
2. 친구를 잃었지만 현지인들 가슴 안에 하나님의 꿈이 사라지지 않도록
3. 현재 사역하는 초등학교와 라이프스타일크리스챤아카데미를 통해 하나님의 용사들이 배출되도록
4. 60퍼센트 이상 진행된 고등학교와 기술 대학 설립에 동역자를 붙이시도록

2018-04-02 12: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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