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루교회, “이보다 더 절박함 없었다”
하늘나루교회, “이보다 더 절박함 없었다”
  • 신동명 기자
  • 승인 2018.03.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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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전문가 “도덕적·신앙적 불감증 우려”

“이단인 줄 알고도 매각 후 합리화”

 

본지가 입수한 2017년도 4월 13일 유지재단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하늘나루교회는 “과도한 은행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 선교적 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새로운 비전을 품고 이전하려 한다”고 처분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의록에는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회’라는 사실도 명시돼 있었다.

하나님의교회는 최근 정통교회와 관공서 등을 매입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팀을 꾸린 뒤 대리인과 외지인을 끌어들여 은밀하게 거래하는 수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보니 성전을 매각한 교회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라는 사실을 알고, 부끄러움 속에서 입을 닫고 자중하며 도의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유지재단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이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나님의교회에 성전을 매각한 하늘나루교회의 상황을 살펴본 뒤 이들의 입장과 이단전문가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비극의 시작, 무리한 교회건축

하늘나루교회(송병래 목사)는 2008년 4월 경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소재 753.8㎡ 규모 부지 위에 연건평 2332㎡ 규모의 성전을 완공했다. 건축비는 교회가 보유한 현금자산 30억 원에 은행부채 30여억 원과 헌금 5억 원 가량을 더한 총 65억 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교세에 비해 무리한 건축은 교인들이 뿔뿔이 흩었고, 입당할 시점에는 고작 25명 성도만 남았다고 한다. 

과도한 부채는 성도들의 몫으로 이어졌다. 전북은행에서 대출받은 25억 원과 사채 1억 4000만 원의 빚으로 교회가 부담한 이자와 관리비만 연간 1억 원이 훌쩍 넘었고 10년간 총 18억 원 가량을 지출해야만 했다. 

결국 교회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위치한 대지(330㎡)와 밭(3,574㎡), 건물(297.31㎡)이 있는 부동산을 17억 원에 매입해 이전했다. 부수적으로는 컨설팅 비용 5000만 원과 리모델링비용 5억 원, 이사비 3000만 원 등이 소요됐다. 


“이단에 교회 매각 후 빚 청산, 감리회 부흥 위한 밀알 확신”

이단 매각 사실이 논란이 되자 하늘나루교회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담임 송병래 목사 등은 입장문에서 “이보다 더 절박함이 없었다”며 “교회가 경매로 넘어가게 될 경우 은행 부채와 전세보증금을 빼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어 공중 분해될 상황이었고, 하나님의교회에서 55억 원을 받으면 모든 부채를 다 갚게 되고, 교회가 희망을 가질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또 “매각 결과 55억 원을 받아 36억여 원의 빚을 청산하고 현재는 교회부지 및 건물을 26억 원에 매입해 아름답게 새로운 교회를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은 50명이 넘게 모이는 교회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교회가 이전한 곳은 건물 연건평 220평과 1800여 평의 부지로, 2018년도부터 약 1만여 세대가 입주하게 되는 지역으로 서울과 은평, 일산 그리고 삼송지구를 잇는 최고의 요충지”라며 “교회 부흥은 물론 지역을 잘 섬기며 감리교회의 부흥을 위해 작은 밀알이 될 것을 확신한다. 지금은 심려를 끼쳐드리지만 분명 교회가 재기하고 부흥해 은혜에 보답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정이 되면 상암동 교회를 어떤 방법이든 재구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단에게 매각된 서울 상암동 소재 전 하늘나루교회 건물(위). 상암월드컵파크 6단지 종교부지에 있던 하늘나루교회가 '이단' 하나님의교회(구 '안상홍증인회')에 매각된 이후 교회 건물의 십자가가 사라지고 교주 안상홍의 생일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아래) 지역주민들은 "감리교회가 이단에 교회를 팔고 이전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사람의 이름이 걸린 대형 현수막을 보며 놀랐다. 이단이 이런거구나 실감했다"고 했다.

 

 

 

“부끄럼 없는 자기합리화, 신앙적 도덕불감증 심각”

그러나 이단 전문가들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신앙적 도덕 불감증”이라고 지적했고, 이단의 정통교회 매입 목적을 알고도 교회를 매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신앙을 버리고 재산을 지킨 결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는 “하나님의교회는 안상홍을 ‘하나님’, 장길자를 ‘어머니 하나님’으로 믿으며 하나님의 이름을 가장 노골적이고 망령되게 일컫는 집단”이라며 “이들이 정통 교회를 매입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십자가를 떼어내 부숴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들에게 교회를 매각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탁 교수는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라는 사실을 알고도 개체교회도 아닌 교단이 매각 결의를 한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이런 사실이 발각 된 후에도 합리화 단계까지 간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우려를 전했다.

특히 “감리회가 총회 차원에서 이번 매각 결의에 대한 부적절함을 명시하고 책임을 분명히 언급하지 않는다면, 공교회 차원의 관리감독 또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면서 “원주 등 강원 지역에서 감리교회에 대한 이단들의 도전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감리회 내부적으로도 신앙 기준을 수립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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