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광장으로 내려가자
감리회, 광장으로 내려가자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8.04.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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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는 많은 목소리들이 공존한다. 소리 없는 아우성부터 함성과 같은 응원까지 다양한 소리들이 뻥 뚫린 하늘을 향해 퍼진다. 대부분 약자들의 소리다. 억울하고 아프고 슬프고 위로가 필요한 약자들이다. 왜 약자들은 광장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감리회 본부는 광화문광장에 우뚝 서 있는 걸까.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낮은 곳을 향하여 가셨다. 슬픔과 절망이 가득한 곳으로 찾아가셨다. 성경 속에서도 ‘선한 게 없는 곳’이라고 하는 땅을 늘 찾아가셨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쁨을, 소망을, 평화를,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셨다. 아픈 자를 낫게 하시고, 귀신을 쫓으시고, 죽은 자를 살리시고, 큰 폭풍을 꾸짖어 잔잔하게 하시고, 12년 동안 혈루병 앓던 여인을 고치시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성인 남성만 5000명을 배불리 먹이기도 하셨다.

134년 전 한국을 찾은 미감리회 선교사들도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낮은 곳이었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는 곳, 아픈 이들이 찾는 병원, 그리고 봉사와 사회 정의를 위한 활동을 넓혀가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복지관인 태화복지관도 설립했다. 여성의 인권 향상, 신분에 상관 없이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교사들은 복음과 봉사의 사역을 펼쳤다.

예수님은 단 한 번도 부자에게, 대제사장들에게, 왕 앞에서 권세와 기적을 보이지 않으셨다. 오히려 꾸짖으셨다.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죄, 나의 죄, 우리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매달리셨다. 

주후 2018년, 오늘날 우리는 어느 곳을 바라보며 살고 있을까. 광화문광장이 감리회 본부 앞에 있는 이유는 감리회가 낮은 곳의 사람들을 더욱 품어야 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보이는 청와대와 조선 왕궁의 기와를 병풍삼아 ‘감리회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광장에 모인 낮은 자들을 위로하고, 돌보고, 사랑을 전해야 함 때문이 아닐까.

감리회 본부 13층 기독교타임즈는 광화문광장이 훤히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있다보면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익숙해지고, 무뎌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낮은 곳의 사람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못 본 척하게 되기도 한다.

그동안 기독교타임즈는 어떠했는가. 광화문의 마천루에서만 머물며, 저 낮은 곳의 이야기들을 나몰라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변화를 거듭해 기독교타임즈는 스무 장의 종이에 전국 곳곳의 낮은 곳의 소리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비록 10개월도 되지 않아 16쪽짜리 교권의 홍보전단으로 전락했지만 말이다.

오늘의 감리회는 마천루에서 내려와 광장으로 가야 한다. 높은 곳에서는 낮은 곳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광장으로 찾아가야 한다. 천국은 하늘과 가까이에 있는 게 아니라, 낮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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