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2016 美 방문 특조위 보고서 ‘은폐’ 의혹
중부, 2016 美 방문 특조위 보고서 ‘은폐’ 의혹
  • 김목화·박은정 기자
  • 승인 2018.04.1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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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김상현 목사의 압력 있었다"
2차 보고서, 1차와 달리 절반 이상 축소
중부연회 전직 감독이 '아펜젤러 선교 130주년 기념 미국방문'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강압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왼쪽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보고서, 오른쪽은 최초로 작성된 보고서다.
중부연회 전직 감독이 '아펜젤러 선교 130주년 기념 미국방문'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강압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왼쪽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보고서, 오른쪽은 최초로 작성된 보고서다.

 

발권 사고… 네팔 지진 기부금으로 항공권 구매

중부연회 전직 감독 김상현 목사(부광교회)가 공금유용 및 재산손실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아펜젤러 한국 선교 130주년 기념 미국방문’ 당시 발생한 추가 손실비용 문제 처리를 위해 열린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구 목사, 이하 ‘특조위’)의 보고서를 강압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교회 B 장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중부연회가 공식적으로 갖고 있는 보고서는 최초로 작성된 보고서의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김상현 목사가 특조위원들에게 압력을 가해 일부 내용이 수정 및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특조위 관계자도 "김상현 목사가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1차와 2차 보고서는 완전히 다르다. 조사위원회가 성실하게 조사했지만, 김상현 목사는 삭제하라고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중부연회는 지난 2015년 아펜젤러 한국 선교 130주년 기념을 위해 감리회 목회자들과 함께 아펜젤러 후손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11박 12일 일정의 미국방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미국을 다녀온 이후, 이 행사는 중부연회에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될 만큼 중대한 사건으로 남게 됐다.

문제는 미국으로 출발하는 2015년 8월 31일 발생했다. 93명의 목회자가 오전 10시 30분 비행기 탑승을 위해 새벽부터 출국준비를 하고 있는데 39명의 항공권이 발권되지 않은 것이다.

특조위가 최초로 작성한 보고서(이하 1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는 A 항공사로 일부는 B 항공사로 분리돼 발권되기로 했지만 연회에서 여행사 직원 김영아에게 납부했던 5941만 원을 김 씨가 다시 찾아가, 명단에 등재는 돼 있었지만 39명에 대한 항공권이 발권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여행을 취소하고 귀가한 참가자도 있었다.

중부연회 측은 남은 38명의 항공권 발권을 위해 실행부위원회의 절차를 밟지 않고 연회 재정을 사용했다.

특조위는 보고서에서 “당시 지출된 돈은 가수금 통장의 돈이었다. 대부분의 금액이 네팔 지진 기금이 들어가 있었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한 것은 유용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 밖에 중부연회는 미국 방문을 위해 1억 원 이상의 재산을 연회에 손해를 끼쳤다. 하지만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조위는 1차 보고서에서 1억 8235만 원, 2017년 김상현 목사를 고발한 김형원 장로(부천오정교회)의 고소장에는 1억 6887만 원이라고 추정했다.

 

기록된 내용에 대해 삭제를 요하는 X 표시가 되어 있는 1차 보고서.
기록된 내용에 대해 삭제를 요하는 X 표시가 되어 있는 1차 보고서.

 

2차 보고서, ‘회계 절차·미국 여행 내 문제’ 등 내용 삭제

중부연회는 미국방문을 마친 후인 2015년 12월 4일 실행위를 열어 손실금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으로는 당시 이인구 감리사, 위원으로는 안세기 감리사, 황종성 감리사, 이용선 감리사 등이 선정됐다. 위원장과 위원들은 김상현 목사가 직접 지명했다.

특조위가 작성한 보고서는 2016년 2월 26일 자와 2016년 3월 7일 자, 총 2건이다. 두 보고서는 같은 형식이었지만, 내용은 대폭 수정돼 있었다. 1차 보고서에는 공금유용에 따른 재산상의 손실 책임과 관련해 당시 실무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분량은 25매에 달한다.

2차 보고서는 1차 보고서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11장에 불과했다. 항공권 구입부터 미국 여행 당시 문제, 회계 절차 문제 등 전반적인 내용이 삭제 및 수정됐다.

특히 1차 보고서에는 ‘출발 2~3일 전에 연회총무, 준비위원장, 감독 모두가 인지했고 박영근 총무는 김상현 감독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김상현 감독은 적절한 대응을 지시 하지 않았다’고 쓰여 있지만, 2차 보고서에는 해당 내용 전체가 삭제됐다.

이를 알게 된 B 장로는 당시 특별조사위원들 중 한 명인 C 목사와 직접 통화했다. C 목사는 “김상현 목사가 위원들을 대상으로 고소하겠다는 등 압력을 가해 보고서를 수정하게 됐다”고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현 목사 고발자인 김형원 장로 역시 강압으로 인한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상현 목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항공권 발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출국 당일에 알았다. 사전에 알았다면 짐을 싸고 공항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또 보고서 작성에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은 특조위원들의 전체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연회의 재정을 사용했다는 부분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총무가 실질적인 행정 업무를 하고, 연회감독은 행정책임자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당시 중부연회 총무였던 박영근 목사는 "이미 2016년 5월 사회법(인천지방검찰청 사건번호 2016년 제50603호)으로 정리된 일이다. 증거불충분으로 업무상 횡령과 배임이 혐의없음으로 판결난 사건"이라며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특별조사위원회가 기록한 문제의 해당 보고서는 현재 중부연회 본부에 보관돼 있고 열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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