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에는 무원칙, 불리할 때 ‘정교 분리’?
갑질에는 무원칙, 불리할 때 ‘정교 분리’?
  • 신동명 기자
  • 승인 2018.04.28 00:2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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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무원칙이 판치는 ‘승자독식’ 감리회
판결문과 결정문이 말하는 감리회 현실과 교훈

신동명 기자가 읽어주는 기사 이야기

각종 의혹을 받아오던 전명구 목사의 감독회장 직무가 결국 정지됐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1부는 지난 27일 원고 성모 목사와 이해연 목사가 각각 청구한 감독회장 선거무효 확인(2017카합515)·감독회장 당선무효 확인(2017카합503) 두 사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인용했습니다.

법원은 무효 사유가 있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채무자(전명구)가 기관장 인준, 본부 예산 심의, 총실위 소집 통지 등 감독회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해서 수행할 경우, 이 사건 선고의 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채무자가 감독회장으로 수행한 직무의 효력에 대한 분쟁 발생의 소지가 크다는 점을 가처분 결정의 사유로 설명했습니다.

법원의 119일 선거무효 판결 이후에도 내가 감독회장이라며 지속적으로 권한을 남용해온 전명구 목사입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는 순간 전 목사가 감독회장이라며 행한 모든 행위가 무효가 되는 만큼 법원이 무자격자의 만용을 중단시킨 겁니다.

결정문을 살펴보니 전명구 목사와 홍선기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들은 예상대로 정교 분리의 원칙’ ‘교회법이 정한 선거법상 기일 도과그리고 소권남용을 이유로 항변했는데요, 이들 주장에 대해 법원은 어떻게 해석했을까요?

지난 119일 내려진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6부의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본안 판결, 그리고 27일 민사 제51부가 인용한 감독회장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2017카합515)·감독회장 당선무효(2017카합503) 확인 가처분 결정문을 토대로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32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 = ‘무효

서울남연회 선거권자 선출에 중대한 하자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6부 그리고 가처분 재판부인 민사 제51부 모두 서울남연회의 평신도 선거권자 선출 과정의 하자를 지적했습니다.

서울남연회는 제32회 총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가 열리기 전인 2016년도 47. 2일간의 일정으로 임마누엘교회에서 제27회 정기연회를 개최했습니다. 감리교회는 헌법인 교리와 장정에 따라 감독감독회장의 선거권자는 해당 연회의 정회원 11년급 이상 교역자와 지방별로 동수(同數)의 평신도 대표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연회는 정기연회 현장에서 선거권자를 지방별로 선출한 뒤 서기부에 제출을 했고, 그 결과 교역자 330명과 평신도 312명에게 선거권이 부여됐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날 선거권자 선출 과정을 연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평신도 선거권자를 선출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치러진 선거는 '교리와 장정'을 위반한 것이고, 이 같은 위반은 선거의 기본 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했을 뿐 아니라 그로인해 감독회장 선출 결과에 영향을 미쳤기에 32회 감독회장 선거는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서울남연회 제27회 정기연회 첫날인 201647일에 재적 1587명 중 293명만 출석했고, 연회 둘째날에도 재적 1629명 중 375명만 출석해서 의사 정족수에 미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은 당회를 제외한 모든 의회 및 의회소속 위원회 등은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재적회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해당 규정을 근거로 서울남연회 정기연회가 개회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고, 회의 현장에서 선출해 제출된 선거권자 명단 역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특정인이 내가 누구인데라며 권한만을 내세워 절차를 중시하지 않는 교회 내 갑질관행을 끊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갑질에는 무원칙, 불리하면 정교 분리 원칙

신앙교리 이외의 내부의 분쟁은 사법 심사 대상

 

전명구 목사와 법률대리인은 원고들의 청구에 대해 이렇게 항변합니다.

피고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리와 장정'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사회재판법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교리와 장정'에 선거무효확인 청구 또는 당선무효확인 청구의 규정이 없는 이상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입니다.

원고의 청구와 동일한 가처분 신청과 교단재판(총회재판)이 모두 기각됐고, 교회법(교리와 장정)의 선거법 위반 고소고발은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규정도 어겼기 때문에 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의 해석은 달랐습니다.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일체의 법률상의 쟁송을 심판할 수 있는 사법 심사의 대상이라는 것과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 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다고 해도 신앙과 교리를 둘러싼 분쟁 이외의 단순한 종교단체 내부의 분쟁은 일반 시민단체와 같이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종교단체 내부의 판정 절차로 총회재판을 거쳤고, 종교단체 내부에 선거무효확인 청구 또는 당선무효 청구에 적용할 규정이 없다고 해서 공직선거법이 적용된다는 전제로 하더라도, 일부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권 자체를 부적법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명구 목사와 그의 변호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몰랐을까요?

전명구 목사와 측근들은 지난해 10월 입법의회 현장에서 교회법을 거치지 않고 일반 사회법에 제소했을 경우 출교에 처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역시 엉터리 절차와 무리한 밀어붙이기식 결과였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겁박과 탄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무리들에게 하나님의 음성보다 돈과 권력, 법원의 판결이 더 무겁게 들리는 것은 당연지사일 겁니다.

 

감독회장 연이은 落馬 10년이 주는 교훈

감리회의 미래, “모든 목회자·성도들에게

 

향후 감리회는 자체 헌법인 교리와 장정에 따라 현직감독 중 연급·연장자 순으로 임시의장이 되어 30일 이내에 총회실행부위원회를 소집하게 됩니다. 총실위가 소집되면 전직 감독 중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득표로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하게 됩니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으면 다득표 후보 2명에 대해 결선투표 후 다득표자로 확정하게 되고, 총실위에서 선출된 감독회장은 감독회장의 모든 직무를 대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한 이번 법원의 판결은 교회가 교회다움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신앙과 교리에 대한 원칙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일반 규칙과 질서에 대해서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으로 다가옵니다.

이단에 교회를 팔아먹고 15억 손실을 막았다는 둥, 영성 없는 권위의식만으로 스스로 하나님이 된 듯 무한 갑질을 일삼고 정치판 언저리에 붙어 생계를 해결하려는 함량 미달 인사들이 감리회 공적 영역에 존재하는 한 감독회장 선거무효·당선무효 악순환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들이 감리회 공적 영역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인선절차와 검증을 강화하고 공익을 위해 이들의 권력을 견제하는 일은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의 책임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감리교회의 구성원 모두가 곧 거룩한 왕이며 존귀한 제사장이기 때문입니다.

전명구 목사가 지난 1월 9일 감리회 본부 앞에서
전명구 목사가 지난 1월 9일 감리회 본부 앞에서 "그동안 교회가 실명시켰습니다. 그래도 예수 그리스도가 소망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팻말을 들고 전도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유재성 장로(부광교회), 김재성 총무(사회평신도국), 김상현 목사(부광교회), 전명구 감독회장, 지학수 본부장(100만 전도운동본부), 한만철 사장 직무대리(도서출판 K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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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 2018-04-29 22:14:03
잘읽고 갑니다. 신동명기자의 이야기가 많이 읽혀서 우리 교단에 유익을 끼치면 좋겠습니다

조씨처럼 2018-04-29 15:08:37
기자양반~
갑질하던 조 회장 일가 탈탈 털리던데

전씨랑 송씨 지씨 이런것들도 좀 털어보쇼